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 19일로 다가오면서 채권시장의 경계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투데이가 실시한 채권 애널리스트 16명 대상 폴에서도 6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상 소수의견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10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반면 11월엔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 역시 만장일치 인상 쪽에 가까울 것으로 본다.
지난해 네 명의 금통위원들이 대거 교체된 후 소수의견을 낸 적이 없는데다, 금통위원들의 성향이 거의 비슷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한 금통위원은 만장일치 결정이 계속되는 이유를 “(금통위원들의) 성향이 너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매파적 색채가 강한 신임 윤면식 부총재가 총재 의중을 반영해 인상 소수의견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총재가 소수의견을 낸다는 것은 이주열 총재가 의장으로서 리더십이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실제 부총재가 소수의견을 냈었던 적은 2004년 11월 단 한번뿐이고, 당시 금통위의 반란이라고 회자되기도 했었다.
금통위 직후인 23일 한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소수의견이 없을 것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다.
11월 인상을 적기로 보는 이유는 우선 10월 금통위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9%로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록 3%의 견고한 성장추세는 아니더라도 올 들어 세 번째 경제전망치의 상향조정이라는 점에 의미를 둔다. 이 총재가 지난 8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도 부합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를 국내총생산격차(GDP갭)의 플러스 전환 시점으로 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겠다. 금리결정에 따른 효과의 파급시차를 감안할 필요가 있어서다.
대외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다 미국 연준(Fed)의 12월 금리인상이 예고되는 시점이다. 대외 긴축 기조 분위기에 올라탈 적기다. 또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이 불 보듯 뻔하다는 점도 고려요인이다.
반면 11월 금리결정 여부를 떠나 내년 상반기엔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본다. 1월 금리인상은 2011년 1월 단 한번에 불과하다. 당시는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되면서 MB정부가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때다.
2월에는 설 연휴가 있다. 역시 과거 역사상 설 연휴가 있던 달의 인상은 2000년 2월 단 한번뿐이다. 당시 2월5일이 설 연휴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단기금리 격차 확대와 시중자금의 단기화, 이에 따른 금리정책의 유효성 저하가 인상이유가 됐다.
아울러 2월 금통위는 월말 개최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 총재때부터 도입된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로 인해 그때쯤이면 차기 총재가 지명됐을 가능성이 높다. 차기 총재에게 헤게모니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단 한 번의 사례지만 이 총재 취임 전에도 만장일치 금리동결이 계속됐다.
4월 금통위는 신임 총재 취임 직후다. 역시 총재 취임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전력이 없다. 5월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역시 지방선거 직전달에 금리를 인상한 적은 2002년 5월 한번 뿐이다. 당시 6월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었지만 경기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졌고, 하반기 물가상승압력도 점차 증대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경제적 확신이 있다면 모를 일이다.
올해부터 금통위가 연 12회에서 8회로 줄면서 3월과 6월, 9월, 12월엔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가 없다. 결국 올 11월 인상이 아니면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