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의 불법 차명계좌 1000여개가 드러났다. 계좌 대부분은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3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 차명계좌는 총 1199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1021개 계좌는 금감원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차명계좌는 은행 64개, 증권 957개 계좌로 구성돼 있으며 은행 계좌는 우리은행이 53개(8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하나은행 10개, 신한은행 1개 순이었다.
증권 계좌는 삼성 계열사인 삼성증권에 756개(79%)가 몰려있었다. 이어 신한증권(76개), 한국투자(65개), 대우증권(19개), 한양증권(19개), 한화증권(16개), 하이증권(6개) 순이다.
특히 이들 차명계좌는 2003년 이후 삼성증권과 우리은행에 집중적으로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의 만들어진 153개의 차명계좌 가운데 141개가 삼성증권, 9개가 우리은행에 개설됐다.
조사대상 계좌 가운데 1001개는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에 만들어 졌다.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인 1993년 만들어진 차명계좌는 20개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 회장의 4조4000억원 규모의 차명재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경우에 징수액이 수천 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유권해석의 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실명거래법 5조에 따르면 실명에 의하지 않고 거래한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의 원천징수세율을 90%로 한다고 돼있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 중 삼성생명·삼성전자 차명주식은 삼성증권 내 차명계좌에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추가 징수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