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산업체들이 비용 절감과 근로자 안전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호주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많은 광산업체가 자율주행 트럭이나 로봇 굴착기 등을 시험하고 있는 가운데, 드론이 광산업체의 혁신을 주도하는 새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호주 금광업체 노던스타리소시스는 서부 오지의 광산에서 드론을 띄우는 시험을 하고 있다. 이 드론은 인간 조종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수백 m 지하로 들어가 자율주행차량에 쓰이는 레이저를 활용해 3차원 지도를 작성하고 있다. 지도가 완성되면 광부들이 더 많은 광석을 캘 수 있는 지역을 알아낼 수 있다.
호주 퀸스랜드대학의 메흐멧 키질리 교수는 “자동화는 생명을 구하고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한다”며 “특히 광산업체에 가장 큰 비용은 인건비이기 때문에 이런 기술이 채택되면 혁신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광산업체들은 정기적으로 기존 광산이나 광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드론을 띄워 항공사진을 얻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하광산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할 수 있다.
금 채굴 등을 위해 발파 작업을 하고 나면 어느 지점에 광물이 많이 분포돼 있는지 등 더욱 정밀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발파로 새롭게 생긴 지하공동을 인간이 직접 들어가 조사하기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 이에 광산업체들은 기다란 봉에 레이저 맵핑 장치를 부착해 최대한 깊숙히 동굴까지 밀어넣는 방법을 써왔다. 그러나 특정 지점에 부착된 레이저 장치로는 내부의 모든 정보를 제대로 포착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드론을 쓰면 이런 문제점이 해소된다. 이는 광부들이 새롭게 뚫린 광산에서 어느 정도 암석이 발파됐는지 충분한 정보를 알게 된다는 의미다. 드론 정찰 결과에 따라 추가로 발파할지 여부도 결정할 수 있다. 또 광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한 상태여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채굴을 중단했다가 오르면 신속히 재개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드론 활용에도 리스크는 있다. 예를 들어 바위가 떨어지면서 수만 달러짜리 드론이 망가질 수 있다. 또 지하동굴을 탐험하는 드론은 GPS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인간 생명에 위협이 되는 일이 없이 광산을 조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이다.
일각에서는 첨단기술이 더 많이 채택되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드론을 관리하거나 프로그램을 짜는 등 이전에는 없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