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한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에게 소송을 가장 많이 당한 건설사는 대림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이투데이가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의 2017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피고로서 고객과 소송(20억 원 이상)을 가장 많이 진행 중인 건설사는 대림산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림산업의 피소 건수는 9건이며 총소송가액은 1604억6000만 원에 달한다. 2위 현대건설과 소송 건수는 비슷하지만 액수는 5배에 달한다.
대림산업은 4월 호수마을 e편한세상 입주자대표회의에 의해 21억 원 상당의 하자 손해배상 청구를 당했다.
입주자대표 측은 “2013년 입주한 뒤로 해가 지나면서 누수나 결로 같은 하자가 발생했다”며 “보수를 요청하는데 응하질 않아 소송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2013년 잠실파크리오 입주자대표회의가 제기한 132억 원가량의 손해배상 소송, 2015년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 입대회의 41억 원 소송 등 6건의 하자 손해배상 청구가 진행되고 있다.
2위인 현대건설은 소비자들로부터 8건의 소송에 걸려 있다. 소송가액은 357억4100만 원으로 대림산업과 1200억 원 이상 차이가 났다. 다음으로 피소 건수 7건, 소송가액 295억8700만 원인 현대산업개발, 5건 256억9300만 원인 GS건설 순이다. 10대 건설사들이 고객들로부터 당한 소송은 총 38건이며, 소송가액은 2970억 원에 달한다.
올 들어 소비자들의 소송이 가장 많이 제기된 회사는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1월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30억 원가량의 하자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는 등 총 3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총 소송가액은 80억8500만 원이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올 들어 10억 원 이상 소송가액 기준으로 각각 2건, 1건이 피소된 상태다.
원고가 주택 고객일 때를 포함한 모든 피소 건수의 경우 현대건설이 206건으로 가장 많은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3728억 원과 3억5506만 달러(약 3953억 원)의 소송가액이 걸려 있어 가장 큰 규모로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소송가액, 삼성물산은 피소건수에서 각각 2위를 기록 중이다. 대림산업은 피소 건수와 소송가액 모두에서 3위를 차지했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진행 중인 피소 건수와 합계 소송가액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미기재해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소송이 늘면서 지난 1년간 전체 피소 건수와 소송가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설사도 포스코건설이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39건의 소송을 새로 당한 상태로 2016년 12월 기준(69건)보다 56.5% 오른 수치다. 소송가액은 4944억 원으로 166.9% 증가했다. 이어서 소송가액 기준 롯데건설(987억1600만 원)이 56.14% 증가했고, GS건설(5358억8000만 원)은 39.5% 많아졌다.
피소 건수와 소송가액이 가장 적은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피소 건수는 16건, 소송가액은 676억900만 원이다. 소송가액 기준에서 롯데건설(987억1600만 원)이 그 다음으로 피소 규모가 작다. SK건설은 전년보다 소송가액을 49.7% 줄이며 피소 규모를 가장 크게 줄인 건설사가 됐다.
대형건설사일수록 사업을 벌이는 규모가 크다 보니 소송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몸집이 큰 건설사들이 벌리는 사업도 많고 책임도 더 크게 지고 있어 소송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 평판을 고려해 주택 고객이 제기하는 민원은 법정까지 가지 않고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민이 하자 보수를 요청하며 새로운 시설을 요구하는 등 지나친 민원에 대해선 소송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주택시장 전문가는 기획 소송의 가능성도 없진 않다는 분석이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과장은 “국토교통부의 분쟁조정위원회가 있어서 하자 관련 분쟁을 원만히 해결할 출구가 있음에도 법무법인이 일감 확보를 위해 입대회나 조합 측에 소송을 부추기는 상황도 있다”면서 “법에서 규정한 하자라면 건설사가 보수해 주는 것이 당연히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