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짜리 그림이 60년 만에 5000억원으로...‘아트테크’의 세계란?

입력 2017-11-17 16:00 수정 2017-11-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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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45파운드(약 6만 원)에 팔렸던 명화가 60년 만에 약 830만 배인 4억503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팔리면서 아트테크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여성이 11월 3일 뉴욕 크리스티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한 여성이 11월 3일 뉴욕 크리스티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에서 열린 경매에서 ‘21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4억503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다.

살바토르 문디는 다빈치의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된다. 현재 다빈치의 그림은 20점도 남아있지 않아 앞으로 다빈치 그림이 경매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를 고려해도 낙찰가가 놀라운 수준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경매 시작 전 작품의 평가액은 약 1억 달러였다. 지금까지 낙찰가 1억 달러 이상의 작품은 단 10점뿐이다.

BBC는 이 살바토르 문디의 예를 들며, 골동품 가게에서 우연히 산 작품이 복권 당첨과 같은 행운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를 조명했다.

우선, 아트테크를 하려면 평소에 미술품에 조예가 깊거나 여윳돈을 굴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BBC에 따르면 미술품은 증시와 상관이 적어 시장이 붕괴되더라도 그 가치를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 진정한 아트테크를 하려면 최소 5000파운드에서 최대 50만 파운드는 굴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 돈으로 미술품을 직접 구입하거나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식이다.

하지만 미술품을 직접 구입하면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다. 습도와 온도 조절은 필수, 심지어 빛이 닿지 않도록 특수 상자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사봐야 고가의 미술품은 벽에 걸어놓을 수도 없다. 벽에 걸린 그림이 고가의 미술품이란 입소문이 날 경우 도둑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품은 규제된 투자가 아니어서 위조품으로 판명될 경우 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다. 살바토르 문디의 경우,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에 낙찰됐지만 진품 논란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1500년쯤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유럽 귀족들의 손을 거치면서 심한 덧칠 등으로 손상됐고, 누구의 작품인지도 모른 채 수백 년을 보냈다. 1900년경 영국의 그림 수집가 프레데릭 쿡 경이 사들인 후 약 60년 만인 1958년 소더비 경매에 등장한 이 그림은 단돈 45파운드에 팔렸다. 이후 2005년에 진품 감정을 받은 후 2013년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미술품 수집가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의 손에 들어갔고, 15일에 사상 최고가에 팔렸다. 낙찰자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체이스 드 비어의 금융자문인 패트릭 코놀리는 “아트테크는 극도의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분야”라며 “비유동적인데다 잠재적으로 높은 비용이 들고, 소득은 없는 자산이어서 일반적인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 학술 연구에 따르면 아트테크에 대한 평균 수익률은 다빈치 그림 소유자의 평균 수익보다 낮다. 120만 건의 미술품 경매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1957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달러 기준 수익률은 연 3.97%로 나타났다. 그나마 금리가 낮은 현재 환경을 고려하면 저축예금보다 낫긴 하다.

아트테크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딜로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6년까지 세계 미술품 시장이 침체된 이후 2017년 상반기부터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딜로이트의 미술품 및 재무담당자인 안드리아노 피치나티 디 토르셀로는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재산에 대한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기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 투자했다가 큰 돈을 잃었기 때문에 미술품 같은 투자처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토르셀로는 아트테크를 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부자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저렴한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아트페어와 온라인 마켓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99년 런던 배터시공원에서 시작된 어포더블 아트 페어(AAF)는 현재 전 세계 10개 도시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가격은 작품 당 최고 6000파운드이지만 전시회 평균 판매가는 600달러다.

AAF의 윌 램제이 창립자는 “이 AAF를 시작한 동기는 미술품을 구매하는 데 반드시 큰 자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림을 사는데 돈을 쓰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미술계 전문가들도 예술에 대한 조예에서 사야지, 부자가 되려고 구입해선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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