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만큼 내년 미국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 증시를 ‘이성적 과열’ 상태라고 진단했다.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낮은 금리,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주도하는 세제 개혁을 둘러싼 기대감 등이 그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낙관론을 기반으로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가 내년 말 28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기준으로 약 11% 상승한 수치다. S&P500지수는 올해만 15.3%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과 내후년에 올해보다 증시가 더 큰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S&P500지수가 2019년에는 3000, 2020년에는 3100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만약 미 의회가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내년 S&P500지수는 현재보다 5% 밀려난 2450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에서 “이성적 과열은 미국과 세계 경제의 회복 추세, 금리 상승 속도의 완만함, 내년 초까지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세제 개혁안 등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9월 공개된 세제 개혁안은 법인세율을 현행 30%에서 20%까지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안대로 실행되면 미국 기업들은 국외에 숨겨 뒀던 현금 2조5000억 달러(약 2727조 원)를 미국으로 송금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코스틴 애널리스트는 “세제 개혁안이 통과하면 내년에 S&P500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순이익은 약 14% 늘어날 것이며 2019년에는 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틴 애널리스트는 “지표로만 보면 현재 시장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1990년대 황소장(강세장)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당시 황소장은 2000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의 주식 시장 강세는 1996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말처럼 “비이성적 과열”이었다. 코스틴은 현재 강세장은 지난 2009년 3월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현재 강세장이 90년대 닷컴 버블의 추이를 따른다면 2020년 말까지 S&P500지수가 지금의 두 배 수준, 즉 53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주식 시장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매우 고점에 있지만, 기업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비이성적인 게 아니다”라며 “기업의 수익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강세장”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