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통과시킨 세제개편안은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세제개편안과 조정이 남아있지만,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도 ‘법인세 최고세율 20%’ 안은 같다. 이로써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사실상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2.7%보다 낮아진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도 법인세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법인세율을 20%까지 낮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원래는 실효법인세율을 25%까지만 낮출 예정이었으나 미국과 프랑스 등이 감세에 나선 것을 의식해 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하기로 했다. 내년에 일본 기업에 적용하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평균 29.74%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 10%포인트까지 세율을 낮춰주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해당 법인세 감세 수혜를 보는 기업이 몇 만개는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아베 정부는 2012년 12월 2차 내각을 발족하고 나서 법인세 실효세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5년 법인세 실효세율을 32.11%에서 2016년부터 29.97%로 인하키로 했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20%대로 떨어트린 것은 일본 역사상 최초였다.
프랑스는 현재 33.33%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해 25%까지 내릴 방침이다. 영국도 지난 4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20%에서 19%로 낮췄다. 영국은 지난 10년간 법인세율을 11%포인트나 인하했다.
선진국들이 이처럼 법인세율 인하에 주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법인세율 인상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현행 법인세율 최고세율 22%를 25%로 3%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내놓았고, 집권 여당은 이를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이 때문에 한국이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외국 기업 유치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트려 자본이 유출되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