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드론 관련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막강한 통신 네트워크를 앞세워 드론을 각종 산업에 적용,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특히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에 드론을 투입해 인명 구조에서 나서는가 하면 ‘드론레이싱’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2023년까지 전 세계 드론 시장이 13조5000여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신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하루 간격으로 드론을 활용한 사업 모델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0일 강원소방본부와 드론·보디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공공 안전솔루션을 도입키로 약속했다.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과 계곡 등 특수지형으로 이뤄진 강원도 특성상 재난 발생 빈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인력이 닿기 어려운 상황에 활용해 생사와 직결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공공 안전솔루션은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이하 보디캠) 230대와 관제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 라이브 캐스터’를 결합했다. 보디캠과 관제드론을 통해 소방관의 눈과 발이 되어 재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 ‘T 라이브 캐스터’는 강원도 전역에서 LTE 망을 통해 현장 영상을 끊김 없이 송신하도록 도와준다. 강원소방본부는 해당 장비를 특수구조단과 관할 16개 소방서에 배치해 현장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기반으로 상황실에서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체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앞서 7월에는 을왕리 왕산 해수욕장에서 자사의 초소형 영상 생중계 장비와 드론 전문업체인 숨비의 드론을 결합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 양사가 개발한 ‘LTE 드론’은 산업용 드론에서 촬영하는 초고화질(풀HD) 영상을 LTE 망을 통해 끊김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원격으로 효과적인 인명 구조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도 바로 다음 날인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기반으로 자율비행이 가능한 드론과 이를 제어하는 스마트 관제시스템을 공개하고 상용화를 선언했다.
LG유플러스의 드론 관제시스템은 통신 기능을 활용해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일반 항공기 관제시스템처럼 드론을 비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군사·산업용 드론은 와이파이 접속 방식으로 운영돼 조종사와 비행체가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하는 한계가 지적됐다. 이에 비해 LG유플러스가 선보인 스마트드론은 LTE 통신모뎀을 탑재해 인터넷이 연결된 지역이라면 수백㎞ 거리의 원격지 어디서든 통합관제 시스템을 이용해 운용할 수 있다. 특히 관제시스템에서 직접 출발지와 목적지, 비행속도 등의 계획만 수립하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한화테크원과 드론 물류 배송에 클라우드 드론 관제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최주식 LG유플러스 FC(Future and Converged)부문장은 “클라우드 드론 관제시스템은 드론 산업이 운수나 물류산업, 보안, 측량, 안전점검, 재난감시 등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와 솔루션 역량을 집중해 5G 시대의 핵심 서비스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KT도 지난달 드론을 활용한 해상 안전 솔루션을 공개했다. ‘스카이십’이라는 이름의 이 비행체는 헬륨 가스로 채워져 무인으로 작동되며, 기존 드론보다 비행 거리와 시간이 더 길어 안정적으로 해양 감시를 할 수 있다. 육지에서 최대 200㎞ 떨어진 해상까지 LTE 신호가 전달돼 원거리 해상 감시가 가능해졌다.
KT는 재난용 드론 외에 ‘드론 레이싱’이라는 스포츠 분야를 개척, 대회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2017 KT 5G 드론레이싱 월드 마스터즈’는 국내 최초로 서울 시내 비행금지 구역인 서울광장에서 열린 드론레이싱 대회였다. 앞서 KT는 8월 해운대 5G 드론레이싱 코리아 마스터즈, 10월 육군 지상군 페스티벌 5G 드론레이싱 왕중왕전을 포함해 올해에만 세 차례나 드론 대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