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운데)가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서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나발니가 형사재판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금지시켰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금지시켰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나발니의 형사재판 유죄 판결을 이유로 대선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앞서 러시아 법원은 지난 2월 나발니가 키로프 주정부 산하 목재회사인 키로프레스로부터 50만 달러 이상을 착복한 혐의가 인정된다면 징역 5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내렸다. 러시아는 형사 처벌을 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나발니는 중앙선관위의 결정 직후 내년 대선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전국적인 거리 시위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동영상 성명에서 “이는 진정한 대선 과정이 아니다”라며 “푸틴과 그가 개인적으로 꼽은 후보만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에 “사람들이 선관위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촉구하고 있다”며 “당연히 그럴 것이다. 우리는 전국적인 시위를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내년 3월 대선에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 여론조사업체 레바다에 따르면 푸틴의 지지율은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나발니는 2%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현재 러시아에서 푸틴에 대항할 잠재력이 있는 정치인은 나발니가 유일하다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