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들여 키우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가 최근 5년간 두 자릿수 고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이마트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의 12월 매출은 전월 대비 30.7%, 전년 동월 대비 28.8% 늘어난 152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군포점(13호점), 김포점(14호점)이 신규 출점한 효과를 제외한 기존 점포 신장률도 21.9%에 달했다.
연간 매출로는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달성했다. 트레이더스 매출은 2012년 5640억 원에서 이듬해 6270억 원으로 11% 신장했다. 2014년부터는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져 지난해까지 2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 9620억 원에 이어 2016년 1조1957억 원으로 처음 1조 원을 웃돌았고 작년 잠정 매출은 1조52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의 주력 사업 부문인 할인점이 최근 2년간 2~3%대 매출 신장률에 머물러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신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2011년 11월 1호점인 구성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김포점까지 트레이더스는 현재 14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상품을 대규모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 특성이 소비 트렌드에 부합했고 경쟁 관계인 ‘코스트코’나 롯데 ‘빅마켓’과 달리 연회비가 없는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아울러 트레이더스가 갖춘 가격경쟁력도 고속성장의 요인 중 하나다. 상품을 묶음 형태인 대용량으로 판매해 상품 진열 등에 필요한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대형마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팔 수 있다. 트레이더스에서는 대용량이나 묶음(번들형) 상품을 일반 할인마트 대비 7~15%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또 트레이더스 출범 초기 문제로 지적됐던 이마트와의 상품 중복 비율도 대폭 낮췄다. 트레이더스는 출범 초기 20% 가까웠던 이마트와의 상품 중복 비율을 현재 5% 수준까지 낮추는 등 상품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2014년부터 선보인 자체 브랜드 상품 ‘트레이더스 딜’도 수익률 증대에 도움이 된다.
트레이더스 성장 전략이 먹혀들면서 정용진 부회장도 추가 출점과 조직 정비 등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2016년 인사를 통해 트레이더스 조직을 종전 담당조직에서 본부조직으로 격상시켰고 출범 초기부터 조직을 이끈 노재악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정 부회장은 올해 위례, 목포남악, 여수웅천 등 3개점을 비롯해 2023년까지 50개 매장을 열어 국내 대표 창고형 할인점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