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집값 잡기’에 몰두하는 상황 속에서도 강남구와 송파구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여러 신기록이 탄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이달 8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는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인 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 1.10%를 기록했다. 바로 전주인 1일 기준 통계에서 강남구가 기록한 0.98% 상승률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송파구 아파트값이 고공 행진하는 원인은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현장의 설명이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매 제한이나 재건축 조합원 양도지위 금지 같은 규제들로 공급이 확 줄어들었는데 수요는 여전하다”며 “양도세 중과 전에 팔려는 매물이 간혹 나와 거래되면서 실거래가가 계속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올라가던 상승세를 기존 아파트들이 추격하는 흐름도 감지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잠실주공5단지나 장미아파트 외에도 잠실동, 문정동, 장지동, 방이동, 신천동 등지의 기존 아파트들도 동반해서 주간 2500~5000만 원씩 상승하고 있다”며 “재건축을 따라 기존 아파트들도 가격 격차를 메우는 상향 평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의 12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송파구의 전용면적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3028만 원으로 집계되면서 처음으로 3000만 원 선을 넘게 됐다. 강남구가 4000만 원 선을 넘은지 한 달 만에 송파구는 서초구가 속해 있는 ‘3000만 원’ 클럽에 새로 가입한 셈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의 주택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116.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 역시 2012년 7월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강남4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겨울철 비수기에 수요가 통상 감소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주택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100을 넘어설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강남 아파트값 과열 양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장에 손을 댈수록 강남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며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나오면 강남 지역에서 몰표를 받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이런 현상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제현안감담회에서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의 재건축과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 현상이 나타난다”며 “모든 과열지역에 무기한, 최고 수준의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신철 기자 camus16@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