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와 원·엔 상승폭은 2개월만에 가장 컸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그간의 달러 약세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되돌림한 영향을 받았다. 장중 네고(달러매도) 물량에 1070원을 밑돌기도 했지만 코스피가 1% 넘게 조정을 보인데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그간의 리스크온 분위기에 대한 조정장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박스권 상단인 1075원을 넘지 못해 아직 추세전환까지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예정돼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장이 방향을 잡을 것으로 봤다. 다만 상승쪽으로 작용할 경우 생각보다 빠르게 원·달러가 반응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1071.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오전장 1069.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원·달러는 1073.9원까지 올랐다. 이는 구랍 28일 1076.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변동폭은 4.9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8.71원 오른 987.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0월31일 991.2원 이후 3개월만에 최고치다. 상승폭도 구랍 6일 11.3원 이후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0.3/1070.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5.4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0.45포인트(1.17%) 급락한 2567.74를, 코스닥도 6.09포인트(0.66%) 하락한 920.96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를 1247억2000만원을, 코스닥을 409억300만원을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밤사이 미국채는 물론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금리가 많이 올랐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도 올들어 낙폭이 가장 커 국내 주식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국내 뿐만아니라 니케이 등 아시아시장 전반적으로 최근 리스크온 장세에 대한 조정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1075원을 넘기지 못했다. 역시나 1072원에서 1074원 사이에서는 수출업체의 두터운 매물벽이 있었다. 아직은 수출업체 매물벽이 두터워 보인다”면서도 “한두차례 더 달러약세와 리스크선호 심리에 대한 조정이 이어진다면 분위기는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은행권의 외환딜러는 “오전장중에는 네고물량이 나오며 1070원을 밑돌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달러나 유로화 엔화와 연동했던 것 같다. 다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주식시장 약세와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화가 여타 통화대비 더 약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FOMC와 트럼프 연설이 예정돼 있다. 느낌상 원·달러가 상승하는 재료로 영향을 미친다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4엔(0.13%) 떨어진 108.70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2%) 내린 1.2357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