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아시아 1위이자 세계 6위이다. 그러나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애플의 30%에 불과하다. 기술 개발을 중점으로 한 아시아 기업들이 브랜드 구축에 힘쓰지 않았던 탓이다.
아시아 기업 중 브랜드 이미지 선구자로는 소니가 꼽힌다. 40여 년 전 출시된 소니의 ‘워크맨’은 한 기업의 제품명이 아니라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많은 아시아 기업들이 소니의 브랜딩 성공 사례를 배우려 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가치 상위 30위에 포함된 아시아 기업은 3곳으로 삼성과 일본 기업 두 군데에 불과하다.
포브스는 아시아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에 집착했던 과거의 태도를 버리라고 조언한다. 아시아 기업들은 오랜 기간 싼 가격을 주요 경쟁 요소로 개발해왔다. 브랜드와 관련된 다른 특색을 개발하는 데는 그만큼 소홀했다.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소매업체 무지(Muji)는 이와 반대로 가격 대신 브랜드에 집중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다. 무지의 제품은 저렴하지 않다. 대신 단순한 스타일로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차별화도 중요하다. 자사 제품과 타사 제품의 차이점을 파악하고 이를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 자신만의 특성을 강조하고 내세울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 화장품 업체 스킨은 여러 피부 유형에 따라 맞춤형 세럼을 생산한다. 일찍이 자사 제품의 품질을 믿고 특허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스킨은 100여 개 도시에서 3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차별화된 이점을 강화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축한 덕분이다.
생각의 범위를 넓힐 필요도 있다. 기업이 해외 진출을 계획할 때 브랜딩은 필수다. 알려지지 않은 기업과 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계획의 최전선에 브랜딩을 넣어야 한다. 태국에서 시작된 에너지 음료 레드불은 1980년대 후반 이전까지 지역 기업에 머물러 있었다. 레드불은 동반관계를 맺은 오스트리아 사업가에 의해 세계 시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중심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면서 소비자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이미지를 심은 덕분이다.
포브스는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및 전자제품 기업을 넘어서는 아시아 기업이 탄생하려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레노버와 화웨이 같은 일부 중국 브랜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가격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부심을 키우며 넓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