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치며 불꺼진 집이 늘고 있다. 부산은 4개월 연속 미분양이 늘고 있고, 충남은 악성미분양이 대폭 확대돼 지방 주택시장에 빨간불을 켜고 있다. 건설사들 자체적으로 물량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지방의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해 7월 4만2165가구를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다. 7월부터 12월 반 년 동안 5000가구, 약 11% 가량 미분양이 늘었다.
지방에서 시장 상황이 가장 좋았던 부산은 지난해 9월 720가구를 시작으로 10월 1473가구, 11월 1593가구, 12월 1920가구로 4개월 연속 확대됐고, 제주 역시 지난 10월부터 1056가구, 1183가구, 1271가구로 증가세를 멈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남 지역도 최근 들어 미분양 가구수가 1만 가구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은 지난달 2339가구로 전달보다 무려 60% 넘게 늘었다. 이 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입주·분양까지 앞두고 있어 우려가 더 깊어지는 실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충남의 올해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은 2만4363가구다. 공급과잉 논란을 키운 2016년(2만2490가구), 2017년(2만4878가구) 입주물량과 비교해 적지 않은 공급량이다. 올해 분양 물량 역시 2만2068가구로 전년보다 138% 증가할 예정이다.
다만 이 지역 분양단지들이 새해 첫달부터 참혹한 분양성적을 내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예정물량이 그대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당진시 대덕동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파크힐’은 이달 11~12일 482가구 모집에 59건 접수가 이뤄졌다. 같은 시기 태안군 태안읍에 선보인 ‘태안코아루3차’ 도 총 252가구 중 37가구만 청약 접수됐다. 1월 분양된 731가구 중 63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미분양률은 86.8%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분양이 공급과잉에 따른 현상인 만큼 건설사들 스스로 공급을 조절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은다. 박홍철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 사이 충남, 대전, 세종 지역에 주택 공급이 대폭 늘고 정부의 규제까지 더해져 지역 편중 현상이 발생했다”며 “상대적으로 선호도 낮은 충남에 미분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업체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무리하게 물량을 내놓는 흐름이 없지 않다”며 “건설사들이 시장 분위기를 잘 보고 공급 조절에 나선다면 큰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효 이신철 기자 soraho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