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건국 이래 최대 투자를 단행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50조 40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에 14조 원, SK하이닉스가 반도체에 31조 원,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에 15조 원 등 총 110조 4000억 원 규모의 투자다. 특히 이 같은 투자로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소비 확대, 기업 매출 증가, 다시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이 활발해져, 한국 경제의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협력사, 학계 등 전문가 20명으로 꾸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상생발전위원회가 출범했다. 정부와 업계, 학계가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등 후발주자는 물론 미국, 일본 등 경쟁국들도 따돌려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댔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18.6%로 예상하는 등 올해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이 각각 1위(14.6%), 3위(6.3%)로 전년 대비 한 단계씩 상승했다.
디스플레이도 LCD는 한국이 현재 1위이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중소형은 삼성, 대형은 LG가 사실상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우리를 ‘주마가편 (走馬加鞭)’하게 만든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투자확대로 인해 공급과잉이 야기될 수 있고 인력·기술 유출도 우려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대 중국 대규모 투자와 모바일·TV 시장에만 집중한 결과 융복합 신시장 발굴이 미진하단 평가다. 우리 시스템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3~4%수준으로 수출경쟁력이 낮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후발국과의 격차 5년 유지, 선진국과의 격차 5년 극복을 위한 ‘갭(GAP) 5’ 전략을 추진한다. 이 갭 5 전략을 통해 2022년까지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30%, 소재 국산화율 70%, 시스템반도체 점유율 6%, 월드챔프 장비기업 8개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율 80%, 소재 국산화율 50%, 장비·소재 1위 기술 4개, OLED 수출 25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상반기 중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연관성이 높은 자동차, 가전, 에너지, 바이오, 기계 분야와 상시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R&D, 표준, 해외 진출 등의 공동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통상 30조 원을 투자하면 3000명의 직접고용과 8000명의 간접고용이 일어나, 이번 투자로 직접고용 약 1만 명, 간접고용 약 2만 5000명 함께 추가 고용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업의 투자는 경제 선순환의 윤활유 역할을 해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2년 연속 3%대 성장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