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피하거나 다른 사정이 있어서 팔려 했던 사람들 대책 나온지 두세 달만에 다 정리했어요. 이후에는 차익 남기려고 거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는데 요샌 그마저도 잘 없습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빚어진 강남 아파트 매물 품귀 현상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팔 사람은 진즉에 다 팔았고 ‘더 오른다’고 확신하는 집주인들만 시장에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4월 양도소득제 중과 전 사실상 마지막 매도 시기인 현재 서울은 8·2 부동산 대책 이후 최대 매수 우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전인 2월에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이 나왔지만 시장은 반대로 흘러간 셈이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27.0을 기록해 8·2 대책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의미로 100 미만일 경우는 그 반대이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7월 31일 기준 148.7까지 높아졌다가 8·2대책이 발표되면서 바로 다음 주에 95.7로 급락한 바 있다.
특히 강남권의 매수우위지수는 올 들어 상승세가 역력하다. 강남권의 매수우위지수는 125.4로 1월 1일의 82.1에서 52.8% 상승했다. 128.5를 기록한 강북권은 같은 기간 13.7% 증가한 수준이다. 바로 전주와 비교할 때 강북권은 3p 하락한 반면 강남권은 18.2p 상승했다.
매물은 없고 매수 의지만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강남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연중 최고치인 0.57%를 기록했다. 서초는 1.13%, 송파는 0.98%, 강남은 0.67%를 기록해 각각 전주보다 0.49%p, 0.29%p, 0.22%p 올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 한두 건의 거래가 시세를 끌어 올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4월부터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은 10%p, 3주택 이상은 20%p가 양도세에 가산된다. 아울러 장기보유특별공제도 2주택 이상이면 배제된다. 때문에 잔금 지불 일정을 고려해 이달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한 매도세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시장은 반대로 흘렀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가격이 세금을 내고도 남을 정도로 오른다고 판단하니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오래 갖고 있어야 하는 임대 주택 등록도 늘고 있어 시장의 매물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