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지난해 5월 비정규직 제로화를 내걸고 정규직 전환 작업을 벌여 왔지만, 9개월이 지나도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농협중앙회는 비정규직 5200여명 전원을 정규직화하기로 했지만 전환 대상자도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 노사는 비정규직 제로화 라는 큰 틀만 정한 채 전환 방식, 임금체계 등을 두고 세부안 합의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분기 내 노사 협의안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NH농협지부가 26개 계열사에 대한 일괄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농협은 농협중앙회 산하에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두 축으로 26개 계열사, 전국 지역 농·축협 1131개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의 비정규직은 전체 직원 3만5289명 중 22%(7700명)에 달한다. 이 중 지역 농·축협을 제외하고 전문직·명퇴자 재채용, 산전 후 대체직 등을 감안해 5245명(14.9%)이 전환 대상으로 분류됐다.
농협 노사는 전체 비정규직 중 우선 3000여 명의 무기계약직화를 검토 중이다. 전환 소요 기간은 사측에선 5년, 노측에선 3년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범농협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농협 계열사 5245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농협 노사는 농협 내 별정직으로 구분돼 있는 1600여명의 정규직화도 협상중이다. 농협의 별정직은 구분상 정규직에 포함돼 있으나 무기계약직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전환 과정에서 경력 인정에 따른 임금체계 변경 등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존 정규직과의 갈등 문제도 존재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교섭창구 단일화에 따라 NH농협지부가 26개 계열사에 대한 일괄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농협 노조 관계자는 “8대 법인 사업장별로 직원 교육 등이 다른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을 동시에 시행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