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록의 이슈노트] 5G 세상이 오면 과연 뭐가 바뀔까?

입력 2018-03-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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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차장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왔다. MWC 2014 이후 4년 만에 찾은 현장이었다.

2014년 화두는 4G였는데, 4년 만에 흐름이 싹 바뀌었다. 첫 표준화를 마치고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시장 곳곳이 5G로 가득 찼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기획그룹 신동수 상무는 “애초 예상했던 2020년보다 더 빠르게 5G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저곳에서 5G를 외치지만, 정작 관련 업계 종사자를 제외하곤 5G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율주행차, 드론, 인공지능(AI)은 알겠는데, ‘5G’라는 용어는 잘 와닿지 않는다고 한다.

MWC 전시장에서 만난 업계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기존 3G에서 4G로 가는 게 단순히 인터넷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었다면, 5G는 양상이 다릅니다. 모바일 속도가 혁신적으로 빨라지고, AI(인공지능)가 붙으면서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죠. 어린 시절 SF(공상과학) 영화에서 꿈꿨던 일이 현실화될 수 있어요.”

5G는 요즘 얘기하는 4차 산업혁명의 토대를 마련해 주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나 사물인터넷도 결국 5G 네트워크(통신망)가 있어야 안전하게 구현될 수 있다. 5G 네트워크에선 통신을 시작하는 데 걸리는 지연 시간이 극도로 짧다.

이런 5G의 특성은 로봇 원격제어, 자율주행차, 양방향 게임 등 네트워크의 실시간 반응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힘을 발휘한다. 시속 100㎞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앞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4G 환경에선 차가 1m 이상 주행한 후 긴급제동 명령을 수신한다. 반면, 5G 환경에서는 불과 3㎝도 진행하지 않고 정지신호를 받는다. 일본의 통신사 NTT 도코모가 MWC에서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재연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또 5G는 IoT(사물인터넷)의 밑거름이 된다. 5G 네트워크는 1㎢ 면적 안에서 100만 개의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대량 연결은 각종 스마트기기, 가전제품, 센서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IoT 장치들을 수용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5G 시대는 모바일과 자동차, 콘텐츠, 스마트시티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낼 기회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대기업들이 통신·장비·칩 등 각각 영역에서 5G 상용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 기업과 스타트업도 5G 생태계 안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5G 상용화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과감하게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월 5G 부품, 장비, 서비스 관련 10여 개 중소기업과 이통 3사 관계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마련하고 업계 상생을 유도했다. 대기업 입장에서도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신기술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선 해당 분야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5G 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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