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긴 직업 철학이 과연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 전문가들의 분석과 실천 방법 등을 영국 BBC방송이 소개했다.
조직행동과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인 옥스퍼드대의 샐리 메이틀리스 교수는 단지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일을 선택하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틀리스 교수와 키라 샤브람 미국 워싱턴대 경영학 교수는 지난해 북미 지역의 50명 동물보호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업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이들 직원 중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사랑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훨씬 동물을 잘 다룰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일을 선택했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에 의미를 부여할수록 오히려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발생했다. 동물보호소 직원들은 추가 근무를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일에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 결과 많은 이가 탈진하거나 좌절했으며 일부는 직장까지 그만뒀다. 동물은 부득이하게 안락사시키거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도 이들 직원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안겼다.
여전히 메이틀리스를 포함해 전문가 대부분은 일에 목적과 의미를 추구하는 것은 긍정적 효력이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달 미국심리학협회지에 실린 하버드대 논문에 따르면 목적이 크고 적음에 상관없이 자신의 일이 의미 있고 발전해 나간다는 점을 느끼면 일터에서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사람에게 의미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뉴욕대의 아나트 레흐너 교수는 “많은 사람이 실제로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는 직업 대신 보다 안정적이거나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택한다”며 “JP모건체이스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은 이것이 안전한 베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행동 분석 전문가인 예일대의 에이미 프제스니에프스키 교수는 자신의 현재 직업에서 좋아하는 부분을 고르고 이에 대해 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일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메이틀리스 교수의 조사에서도 동물보호소 직원 중 일부는 사육사와 애완동물 훈련사 등 동물과 관련된 다른 직업으로 옮겼다.
또 프제스니에프스키 교수는 “일부 사람은 직업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며 “이는 너무 큰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은 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