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 최대의 숙제인 ‘안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안전성 확보 때까지 자율주행 시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럼에도 기술발전을 원천적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월 테슬라의 모델S가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시스템으로 운행 중 소방트럭과 충돌한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우버의 보행자 사고 당시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아 있던 상태였다. 사고를 당한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우버는 피닉스와 인근 도시인 템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던 상태였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사고는 자율주행차의 인식 오류가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부 현지 언론은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가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NTSB의 자율주행차 사고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기관은 1월 테슬라의 모델 S차량이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자동시스템으로 운행하며 소방트럭과 충돌한 사고 조사에도 나선 바 있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템페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시험운행이 진행되고 있었다.
새라 어바우드 우버 대변인은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지역 당국과 협력해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라 코스로우샤히 최고경영자는 사고 직후 트위터를 통해 “애리조나에서 매우 슬픈 소식이 들렸다”며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사건의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사고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위기의식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문제 등 여러 가지 사고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사망사고 발생으로 (일반인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위기감이나 불신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향후 자율주행차 산업 발전 속도를 더디게끔 만들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