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의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것을 뼈대로 한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28일 내놨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현대모비스가 그룹의 중심이 된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시킨다. 이로써 일감 몰아주기를 한방에 해소하게 됐다. 다만 추후 합병방식과 합병비율을 놓고 논란이 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으로 이뤄진 4개 순환출자 고리로 형성돼 있다.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순환출자의 핵심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회사를 쪼개 투자·핵심부품 사업부문은 존속시켜 최상위 지배회사로 만들고, AS부품 사업부문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을 의결했다. 분할·합병 이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이 현대글로비스와 기아차, 현대제철 등이 보유한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면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된다. 현대글로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등은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0.7%, 16.9%, 5.7%씩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합병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단행한 순환출자 해소, 일감몰아주기 해소, 사업효율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다만 현대모비스 주주의 찬성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내부지분율은 30.7%지만, 국민연금 지분은 9.8%, 외국인 지분율이 47.8%에 달한다. 현대모비스는 사업효율화를 목적으로 인적분할을 단행했지만 △AS부품 사업을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나누어야 하는 이유 △오너일가의 지분 매입 방법과 시점 △모비스의 분할/합병 비율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장 의구심이 남아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