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2만1000원(4.52%) 상승한 48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32조1562억 원으로, 현대차(31만6097억 원)를 5465억 원 차이로 따돌리고 시총 4위를 거머쥐었다. 반면, 이날 현대차는 5.28% 하락한 14만3500원에 장을 마감해 대조됐다.
2016년 11월 10일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는 13만5000원이었다. 현 주가는 공모가보다 260% 뛴 수준이다. 상장 첫날 종가(14만4000원) 기준 시총 규모는 9조5276억 원, 시총 순위 29위로 코스피에 등장했다.
올해 초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25조 원대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물론 포스코, 네이버, LG화학, KB금융이 차례로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주가는 연초를 저점으로 상승을 이어갔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50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50만 원 고지도 터치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실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630억 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도 올 들어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졌다. 현재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신영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 각각 53만 원을 내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0)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는 오는 10월께 상업생산에 들어갈 3공장이 완전 가동되면 40% 후반대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6개 파이프라인 중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임상 단계에 넘어갔기 때문에 소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탁생산(CMO)과 파이프라인 모두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 매력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이익에 대해 아직 보수적인 컨센서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파이프라인 가치가 부각하면 한번 더 업사이드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거는 기대만큼 고평가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CMO사업의 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일부 증권사들이 ‘매수’ 투자 의견을 선뜻 내놓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총 4위에 올라서면서, 코스피 시총 최상위권은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바이오(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톱 체제가 형성,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