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들이 아이들을 낳은 후에도 돌아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성 인력들이 회사에서 자신이 가치 있게 대우받고 있고 회사와 같이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회사 말이에요.”
서울 강남구 야놀자 본사에서 만난 조세원 CMO(최고마케팅책임자·40)는 “여직원들이 아이들을 낳은 후 ‘회사에 복귀할 수 있느냐’와 ‘복귀하고 싶으냐’는 다른 문제”라면서 “아이가 예쁘지만 다시 회사에 돌아와서 본인의 성장을 추구하도록 만들 수 있는 회사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여성들이 ‘다닐 수 있는’ 회사가 아니라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라는 의미다. 가장 큰 유인은 자율 출퇴근제다. 대다수 직원들은 오전 10시~10시30분에 출근한다. 9명의 임원진 중 한 명인 조세원 CMO도 마찬가지다.
조 CMO는 다섯 살 남자아이를 기르는 워킹맘이다. 그는 “자율 출퇴근제로 제 연봉이 1500만 원 정도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직전 회사에 다닐 때는 월급 250만 원짜리 입주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면 자율 출퇴근제로 월급 120만 원짜리 출퇴근 도우미의 도움만 있어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지만, 아침에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등원 준비를 시켜줄 수 있는 여유만 해도 의미가 크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 직장인 구글에서 스타트업인 야놀자로 이직을 결심했던 이유 중 가장 큰 하나가 자율 출퇴근제였다.
조 CMO는 야놀자 직원 복지의 원칙을 ‘남녀 동등성’이라고 표현했다. “아빠인 직원은 돈을 벌고 엄마인 직원은 일찍 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있는 직원이라면 모두 동등하게 복지나 혜택을 제공한다”면서 “보육수당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일정 금액을 ‘보육수당’ 명목으로 매월 월급에 추가해 지급하는 제도다.
육아휴직제도 마찬가지다. 법정 육아휴직 기간 내에서 남녀 구분 없이 원하는 기간만큼 사용할 수 있다. 휴가의 경우도 통보 개념이라 휴가를 쓸 때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모유 수유실이나 휴게실도 충분히 갖추는 등 사내 배려도 다양하다. 조 CMO는 “아이를 낳은 직원들 대부분이 회사로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야놀자도 조직 문화에 대한 개선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창업 초기에는 미혼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던 데 비해 회사가 14년차에 접어들고 성장하면서 직원들의 평균 연령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CMO는 “1~2년 후만 해도 야놀자에 있으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직원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회사도 직원들의 생애주기별 복지를 위한 고민을 진지하게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