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종합순위가 27위에 그쳤다. 기업의 비효율성과 노동시장 및 경영관행의 구조적 문제가 순위 상승폭을 제약했다는 분석이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8년 IMD 평가 결과, 한국은 평가대상 63개국 중 27위로 전년보다 2단계 상승했다. 인구 2000만 명 이상 29개국 중에서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10위로 올랐다.
4대 평가 분야를 보면 인프라 상승은 24위에서 18위로, 경제성과는 22위에서 20위로 상승했다. 반면 기업효율성은 44위에서 43위로 여전히 낮았고, 정부효율성은 28위에서 29위로 떨어졌다.
경제성과는 20위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심리 개선 등 영향으로 국내경제·국제투자 부문 및 전반적인 순위가 상승했다.
국내총생산은 14위에서 12위,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은 28위에서 22위로 올랐다. 국내총투자는 4위에서 2위까지 기록했다.
고용은 7위에서 6위로 올랐다. 물가는 47위에서 54위로 바닥을 찍었다.
심규진 기재부 거시경제전략과장은 “이번 발표 내용은 각국의 지난해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인데, 고용이 최근 악화했지만 작년에는 비교적 괜찮았다”며 “63개국을 비교하는 순위이기 때문에, 꼭 우리의 상황이 좋다고 높게 나오고 나쁘다고 낮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효율성은 여전히 4대 분야 중 가장 취약한 43위에 머물렀다. 생산성은 35위에서 39위로 추락했다.
노동시장은 52위에서 53위까지 떨어졌다. 대립적 노사관계와 낮은 동기부여, 경영관행 문제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불투명한 기업경영 등으로 더 악화했다.
근로자에 대한 동기부여(59→61위), 경영진에 대한 사회적 신뢰(60→62위) 등은 최하위권을 유지했다. 연간 평균 근로시간(25→10위), 기업 윤리경영(52위→42위) 등은 개선됐다.
정부 효율성은 국정공백이 수습됐음에도 한 계단 떨어진 29위에 그쳤다. 공공재정은 19위에서 22위로, 재정정책은 15위에서 17위로 각각 하락했다.
사회여건 및 기업여건은 새정부 출범 이후 사회갈등 및 정치불안 완화 등으로 일부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정책의 투명성(46→35위) △정책이 효과적으로 집행되는 정도(49→44위) △사회응집력(55→37위) △정치불안 위험도(59→45위) △사업수행 시 법・제도적 지원(57→57위) 등이다.
인프라는 18위로 기술, 과학, 교육 등 모든 부문에서 상승했다. 교육부문은 학생당 공교육비 지출, 중·고등학교 취학률 개선 등으로 올랐다.
학생당 공교육비는 18위에서 4위로, 중·고등학교 취학률은 16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기업의 혁신역량 수준(34→31위), 산학 간 지식전달 정도(32→29위) 등도 개선됐다.
IMD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핵심부문 인프라 확충 등을 바탕으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제고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노동시장 및 경영관행상 구조적 문제와, 각종 규제 등은 국가경쟁력 순위 상승을 제약했다고 지적했다.
IMD는 특히 기업 구조개혁 가속화와 경제주체 간 분배 개선, 경제복원력 제고 등을 권고했다. 우리 정부가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면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IMD는 한국이 혁신형 고용안정 모델을 구축하면서, 규제샌드박스 도입 등 규제혁신을 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올해 평가에서 미국은 지난해보다 3단계 상승해 1위에 올랐다. 홍콩은 1단계 하락한 2위로 내려갔고, 싱가포르는 3위를 유지했다. 중국은 5계단 오른 13위, 일본은 1단계 오른 2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