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은 원/달러, 엔, 유로 환율이 단기에 급등하면서 각 통화에 대해 원화가 최근 2년 중 가장 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3월 중 원/엔 가격은 1049.06원을 기록하면서 환율은 연초(838.46원)대비 25% 이상 급등했고 원/달러, 원/유로도 고점 대비 연초 이후 각각 9.09%와 17.59% 상승했다.
이처럼 외국통화에 대한 원화 환율 급등 현상이 발생하면서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투자대상 국가의 주가지수나 금리 외에도 환율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반적으로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할 때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보다는 투자대상 및 성장 기대감에 맞춰 펀드를 선택해 왔다.
하지만, 최근 환율 변화에 따라 펀드 수익률 편차가 발생하면서 해외펀드 내 외화통화 부분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 3월 환율 급등 시점, 즉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 약세로 인해 환헤지(Hedge)를 하지 않은 펀드들의 수익률이 환차익 평가부분 반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달러 환헤지를 하는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자1_A'의 1개월(3월 19일 기준) 수익률은 -8.48%였지만, 같은 클래스의 환헤지를 하지 않는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자 2_A'는 2.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화 환헤지를 하는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1_A'의 1개월 수익률 역시 -15.35%였지만, 헤지를 하지 않은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2_A'는 1.65%로 무료 16%포인트 이상 수익률 격차를 보였다.
따라서 해외펀드 환헤지에 대해 투자의 대상인가, 아니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대투증권은 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펀드투자 수익 이외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펀드투자와는 직접적 상관성이 떨어지는 환손실에 의한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하나대투증권 서경덕 펀드애널리스트는 "환헤지 여부는 펀드 클래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 수 및 설정액이 낮은 비중을 차지하며 판매 및 가입에 있어서 헤지가 되는 펀드 선택이 일반적"이라며 "따라서 이것으로 볼 때 환 관련 부분이 펀드 수익 추구보다는 환율에 대한 리스크 관리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지난 3월 환율 급등락은 해외투자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줬고 이는 투자자에게 있어 환율은 펀드투자 수익 결정에 있어 또 하나의 요인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 투자기간 및 통화 종류 등을 고려해 환헤지는 선택 사항일 수 있지만, 펀드투자의 본질적 의미와 원천적인 투자 수익원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 환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환헤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환율도 투자대상의 하나이며, 환헤지 여부는 투자자 본인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펀드에서 환율은 주가지수나 금리만큼이나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며 "물론 환율변화로 인해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모든 위험자산에 내재하는 속성이기 때문에 환율에 대해서만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헤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완전 헤지가 아니기 때문에 환헤지의 효용성도 반감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펀드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라면 환율변화에 대한 지식이 쌓일 때까지 환헤지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