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20년만에 10분의 1토막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출 증가가 설비투자 증가효과를 가져오는지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고용부진이 극심한 상황에서 수출주도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대목이다. 신성장산업을 발굴하거나 내수기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수출 산업의 구성 변화와 노동생산성 향상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봤다. 아울러 해외직접투자 증가와 수출의 수입의존도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우선 1990년대 이후 주력 수출업종은 노동절약적(자본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특히 노동절약적 산업의 대기업 수출비중이 높아진 현상과도 연관이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 수출 주력제품인 전기전자제품과 수송장비, 화공품, 석유제품 등의 대기업 수출 비중은 2016년 현재 각각 37.7%와 25.6%, 10.0%, 8.2%에 달했다.
1990년대 들어 기술발전, 설비자동화 진전 등에 힘입어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 현재 총투자율과 1만명당 로봇도입대수는 각각 29.7%와 531대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평균(22.6%, 69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출과 설비투자간 관계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을 기점으로 연관성이 불투명해지고 있었다. 과거 수출이 늘 때 설비투자가 증가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통계적 유의성은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수출이 늘 때 설비투자가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1991년부터 2017년까지 분석기간 전체로 보면 수출이 1% 오르면 설비투자는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직접투자 증가에 따른 무통관수출 확대와, 수입 자본재 비중 상승, 제조업 가동률 저하,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 등에 기인했다고 평가했다.
박종현 한은 차장은 “수출이 고용과 설비투자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며 “수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기술개발을 통한 수입설비의 국산화 노력 등을 통해 수출에 다른 간접 파급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 수출의 고용유발 촉진 정책과 더불어 중소기업의 수출 참여 확대, 신성장산업 발굴 등을 통한 내수기업의 신규 고용 창출 노력도 병행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