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들이 흔히 주고받는 말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굿즈를 얻기 위해 은행으로 향한다. 브로마이드는 필수요, 적금ㆍ체크카드는 덤이다. 보수의 대명사 은행과 도전의 아이콘인 아이돌.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유스(Youth) 마케팅이란 타이틀 아래 ‘대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워너원ㆍ방탄소년단 굿즈 얻으려 지점은 북새통=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가장 핫한 아이돌 그룹 ‘워너원’과 손잡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쏠(SOL)’을 홍보하고 있다. 쏠은 S뱅크, 써니뱅크 등 6개로 분리돼 있던 앱을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다. 신한은행이 1년간 공들여 만들었다.
광고 효과는 대박이다. 지점으로 워너원 브로마이드를 얻으려는 10ㆍ20대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3월 유튜브에 오른 ‘워너원 x 신한은행 SOL 광고 영상(선물하는 적금ㆍ키보드 뱅킹)은 300만 뷰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과 손잡았다. 이들이 홍보하고 있는 ‘리브(Liiv)’는 지난해 7월 ‘지갑 없는 생활의 시작’이란 슬로건으로 재개편된 모바일 플랫폼이다. 방탄소년단의 티저 영상이 리브 앱을 통해 공개된 첫날 신규 가입자는 6580명에 달했다. 평소보다 2.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빅뱅의 지드래곤(GD)과 광고 계약을 맺은 IBK기업은행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초 출시한 ‘GD 카드(체크카드)’는 GD가 직접 디자인해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10만 장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카드는 발급 첫날 2만 명의 대기인원이 몰리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은행은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인 박형식과 모델 계약을 맺었다. 그가 출연한 ‘위비(Wibee)’ 광고는 유튜브에서 280만 뷰를 넘어서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10대 고객이 5년 새 20만 명 넘게 급증했다”며 “은행들이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아이돌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를 넘어 사인회ㆍ콘서트까지…은행은 엔터테인먼트 = 은행의 유스 마케팅은 단순히 광고에 머물지 않는다. 사인회와 콘서트까지 열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KB국민은행은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8 리브 콘서트’를 열었다. 올해로 세 번째 개최한 이 콘서트는 KB국민은행이 유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문화 이벤트다.
올해는 아이콘을 비롯해 박재범, 우원재, 쌈디 등이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위키미키 멤버 김도연과 최유정은 MC로 활약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타임스퀘어에서 ‘쏠과 함께하는 워너원 팬 사인회’를 열었다. 소개 영상과 함께 등장한 워너원 멤버 11명은 무대 인사를 한 뒤 팬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인회를 마친 후에는 초청 고객들과 함께 사진 촬영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