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평균적인 사람은 없으며, 평균적 인간에 바탕을 두고 설계된 시스템은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그는 사회를 평균 대신에 개개인으로서 바라보고 개개인으로서 가치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왜 사람들은 평균, 이를테면 평균적인 재능, 평균적인 성격, 평균적인 체격에 집착하는 것일까. 평균이 이상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개개인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개인으로서 이해할 도구이다.
20세기는 평균의 시대였다. 사회학자나 정책입안자들의 머리는 평균이란 개념이 지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의 이론도 평균화에 대한 열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밖에 공장식 학교 제도, 테일러 시스템, 표준화한 커리큘럼 등은 모두 평균의 시대에 평균주의자들이 낳은 작품들이다. 평균주의의 주된 분석방법은 종합 후 분석이다. 여러 사람을 조사한 뒤에 그룹의 패턴을 뽑아내고 이를 활용해 개개인을 분석하고 모형화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과학은 분석 후 종합을 택한다. 먼저 각 개개인의 패턴을 살펴본 다음 이런 개개인별 패턴을 취합해서 종합적 통찰력을 얻는다.
후자의 원칙에 따라 개개인의 패턴을 살펴본 결과는 어떤가. 이 책의 핵심 주장인 개개인학에 의거한 3가지 원칙, 즉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이 등장한다. 인간과 관련된 중요한 진실이자 개개인성의 첫 번째 원칙은 들쭉날쭉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일차원적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든 ‘균일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뭔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아직도 전문가들은 IQ로 지능을 평가한다. 다수의 회사가 인재를 구할 때 지적 능력의 일차원성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지만 구글은 들쭉날쭉의 원칙을 따른다.
두 번째 원칙은 뭔가 본질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거부하는 맥락의 원칙이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평가할 때 특성이나 상황만 보는 것이 아니라 특성과 상황의 상호작용을 본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본질적 기질로 보기보다는 특정 맥락에 따른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마시멜로 효과는 본질주의의 전형적인 사례에 속한다.
세 번째 원칙은 경로의 원칙이다. 인간의 성장 과정에는 단 하나의 정상적인 경로가 있고 나머지는 문제가 있다는 식의 주장을 거부한다. 저자는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는 똑같은 결과에 이르는 길이 여러 갈래이면 그 길은 저마다 동등한 가치를 갖고 있다. 당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는 당신 자신의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요컨대 평균은 허상일 뿐 실제로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은 평균 없는 세상에 가깝다고 말한다. 회사든, 기업이든, 나라든 개개인성 원칙에 큰 비중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등교육제도야말로 평균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며, 이에 대한 개혁을 과감하게 주장한다. “시스템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개개인성을 중시함으로써 평균주의의 독재에서 해방돼야 한다.” 평균의 종말은 곧바로 획일화와 평준화와의 결별을 뜻한다.
익숙한 통념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