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투자보단 곳간 지키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결제원의 2018년 기업 반기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시공능력 상위 10대 건설사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보다 1조1105억 원 늘어난 23조54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익잉여금을 가장 많이 적립해놓은 건설사는 5년간 시평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물산(상사 등 포함)이었다. 삼성물산은 반년 사이 3117억 원이 증가한 5조8565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기록했다. 이어서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 올 초보다 953억 원 늘어난 4조2173억 원을 모았고, 올해 시평 순위 3위로 뛰어오른 대림산업이 1256억 원 늘며 4조799억 원으로 4조 원을 돌파했다. 이어서 HDC·HDC현대산업개발(구 현대산업개발),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순으로 이익잉여금이 많았고 대우건설은 이익결손금이 오히려 더 늘었다.
특히 올해 현대산업개발에서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HDC·HDC현대산업개발이 이익잉여금을 가장 많이 늘렸다. 과거 현대산업개발과 비교하기 위해 지주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이익잉여금을 합치면 3조1073억 원이 되며 이는 분할 전인 올 초 기록보다 6306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주택 사업을 영위하면서 올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달성한 영향이 컸다. HDC·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반기순이익으로 9252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달성한 1870억 원보다 5배가량 큰 실적이다.
10대 건설사 대부분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반면 SK건설, GS건설, 대우건설은 줄어들었다. 특히 SK건설은 이익결손 중인 대우건설을 제외한 10대 건설사 중 이익잉여금이 가장 적은 1722억 원을 기록하는 동시에 1347억 원이 줄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SK건설 관계자는 “올 초 만기였던 상환우선주가 상환되면서 2000억 원 정도 이익잉여금 손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역시 올 초보다 936억 원 감소한 2조4565억 원을 기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새 회계 기준이 적용되면서 수주하기 위해 드는 영업비용 등이 기초이익잉여금에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GS건설은 회계정책 변경에 따른 효과로 3958억 원의 이익잉여금이 줄어들게 됐다.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이익결손금이 누적된 대우건설은 올 초보다 428억 원 손실이 발생해 1767억 원의 이익결손금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난조로 대우건설의 이익잉여금은 2015년 이후 바닥났다. 2016년 일부 해외 플랜트 현장의 잠재부실까지 모두 손실 처리하는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762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이후 현재까지 결손금을 지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