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중국은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이는 무역전쟁을 뛰어넘어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쿼리그룹의 래리 후 중국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 부동산은 향후 12개월 내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며, 그 위험성은 무역전쟁보다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중요하게 고려할 부분은 중소도시 주택시장에 변곡점이 올 때”라며 “우리는 중국이 현재 전체적으로 버블 상태에 있다고는 믿지 않지만 점점 더 많은 지역에서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집값 억제에 나선 반면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중소도시 부동산 시장은 부양했다. 그 결과 중소도시 집값이 고삐가 풀린 듯 오르면서 다시 부동산 버블 붕괴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토스퍼부동산컨설팅의 조사 결과 60개 중소도시의 신규 민간 주택 평균 가격은 201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28% 상승했다.
중국 인민은행 자문이자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인 성쑹청은 “중국의 전반적인 집값이 3년 넘게 오름세를 유지했다”며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큰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인민은행은 위험한 주택 버블을 부풀리지 않으면서도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인민은행이 올해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세 차례 올렸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등 통화정책 완화에 소극적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의식한 결과라는 평가다.
WSJ는 인민은행이 중국 증시 혼란을 가져온 2015년의 실책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은행 대출을 장려하고자 단기 은행 간 금리를 낮췄지만 당국의 그림자 금융 단속 등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꺼렸다.
이에 이렇게 풀린 유동성 대부분이 증시로 흘러 들어가 수개월 뒤 주식 버블 붕괴와 대규모 자본유출을 초래했다. 올해는 이런 유동성이 증시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둔화를 막고자 인프라 투자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채권시장의 풍부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택시장 버블을 억제하면 채권 금리를 낮추기가 어렵다. WSJ는 채권 금리와 부동산 가격 향방이 앞으로 수개월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면서도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차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투자와 경제성장이 가속화할 것이지만 실패하면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발해 중국과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