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은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비자카드가 1.1%(기존 1%)로 올린 외국 결제수수료 인상분 0.1%p를 고객 부담으로 돌려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물론 소비자 여론 악화를 우려해 당분간 카드사가 계속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카드사들이 150억 원 가량의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고 본다. 비자카드는 2016년 5월 8개 카드사의 국제 브랜드 수수료율을 종전 1.0%에서 1.1%로 올리겠다고 통보한 후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 결제 통로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40%에 이르는 비자카드 의존에서 벗어나 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늘리는 방안부터 자체 외국 결제 역량 강화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자카드의 국내 점유율은 2016년 50% 수준에서 현재는 10%p 이상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 실적은 2014년 122억 달러에서 2017년 171억 달러로 40% 증가했다.
한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비자카드 (외국 결제수수료 건은) 공정위를 통해 제소해 왔던 것으로 이미 충분히 (대응책) 준비를 해왔다”며 “비자카드가 독점구조는 아닌 만큼 타 브랜드사와의 제휴뿐만 아니라 국내 전용 카드 발급을 늘리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점유율 1위인 비자카드에서 일변도에서 벗어나 마스터카드나 아맥스 등 ‘대체재’를 적극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다른 외국 카드 결제 네트워크와의 협력이 아닌 국내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곳도 있었다. 국내 전용카드 발급을 확대한 뒤 국내 카드사가 외국 현지 업체와 직접 제휴를 맺어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만약 마스터카드를 선택한 뒤 마스터카드 측이 (수수료를) 올릴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며 “(다른 브랜드사를 선택하는 건) 근시안적인 접근으로 비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각 국가별로 결제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가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는 건 어려우니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결제망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일본전신회사(NTT)와 규슈카드사 등과 국내 전용카드 외국 가맹점 결제 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국내 전용카드의 일본 내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의 서비스 확대도 추진 중이다. 신한카드 역시 2014년부터 일본 NTT와 협약을 맺은 바 있다. BC카드는 인도에서 국내 전용 카드 결제가 가능토록 업무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다만, 외국 카드결제 네트워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진출하는 데는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어서 당분간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