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은 무슨 반응이에요, 무반응이 반응입니다. 거래가 없는데 반응이 어딨습니까” (동작구 S공인중개사 사무소 J씨)
중구, 종로구, 동대문구, 동작구를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8·27 대책이 발표된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3일 방문한 신규 투기지역 4구의 대다수 공인중개사들은 거래량 감소와 부적절한 투기지역 지정 등으로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최근 ‘강남 5구’라는 이름으로 불릴만큼 주목받고 있는 시장인 동작구에서는 애당초 거래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반향 자체가 오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동작구의 최대 기대주이자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 인근의 A공인중개사 사무소의 K씨는 “이 지역은 이미 1월부터 아크로리버하임이나 롯데캐슬같은 유망주가 거래가 완전 끊겼다”며 “사실 정말 집값이 잡고싶다면 보유세 개편을 강력하게 했어야 했는데, 세율을 설건드려놓고 투기를 잡자니 사실 투기꾼들은 대책 보면서 다 웃고 있을것”이라고 질타했다.
거래가 없어 별 효과가 없다는 공인중개사들의 말은 실제 통계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5~8월간 1만건에서 최대 1만4000건을 넘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5~8월엔 5000~7000여건을 기록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8·27 대책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동작구도 지난해 5~8월간 500건을 넘어섰던 거래가 올해 같은 기간엔 160~280건 정도로 급락했다. 역시 흑석동의 P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대책이 나왔으니 한동안 관망세가되면서 매도가 없어질거고, 그렇다고 주택수요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해지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들 보고 있다”고 했다.
종로구와 중구의 공인중개사들은 애당초 주거지역이 아닌 도심부에 대한 주택 관련 규제가 무엇을 위해 나온 것이냐는 반응이었다.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인근의 T공인중개사 사무소 P공인중개사는 “사실 종로구는 아파트 자체가 별로 없는 지역”이라며 “이 근방 최고의 아파트라는 단지가 마포구의 더 오래 된 아파트들 보다도 상승률이 높지 않을만큼, 종로구 집값이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닌데 너무 안이한 지정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서울 4개 자치구의 투기지역 지정 자체가 실제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가져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실 LTV,DTI나 전매제한 등 실효적인 규제는 서울에서는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되면서부터 규제의 효과는 다 반영된 상황”이라며 “투기지역이 조정대상지역보다 높은 단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만을 제한적으로 차단하는 데 그치기 때문에 집값 안정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