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10여년간 이어온 입국장 면세점 설치 논란도 마무리됐다.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하던 업계에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전망하는데 비해 기내 면세점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획재정부는 제6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확정 지었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6월 인천국제공항에 시범 운영한 뒤 김포를 비롯한 전국 주요 공항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 여행객이 출국할 때 구매한 상품을 입국할 때까지 갖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항 또는 항만 입국장에 설치되는 매장을 의미한다. 지난 2003년부터 국회에 수차례 설치 법안이 발의됐지만 한 번도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기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형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의 반발 등 여러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하지만 해외 여행객 수가 지난 10년간 매년 7.1% 이상 증가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역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 주장이 최근 들어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해외의 경쟁 공항들이 입국 면세점을 도입하기 시작한 점 역시 도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에 따르면 전 세계 88개국 333개 공항 중에서 73개국 149개 공항이 입국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4월 처음 도입했고, 중국 역시 2008년 도입 후 2016년 19개 입국장에 면세점을 추가 설치했다.
정부가 이번 입국장 면세점 운영업체를 중소ㆍ중견업체로 한정함에 따라 그동안 면세점을 운영해온 대기업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우선 입국장 면세점의 면적이 크지 않아 기존 면세점보다는 오히려 기내 면세점에 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주류의 경우 소비자들이 선물용으로도 많이 구매하는 편인데, 병이고 액체이다 보니 깨질 위험이 있어 앞으로는 기내보다 입국장에서 더 사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에 면세 한도 증액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현행 600달러의 면세 한도를 유지하고 담배와 과일, 축산가공픔 등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