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거대한 중국시장에 접근하고자 이른바 ‘다이고우(代購)’로 불리는 구매대행업자를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이 늘고 있다고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판이 소개했다.
다이고우는 학생과 관광객들이 간헐적으로 자국에 짐을 보낸 것이 시초다. 이는 파트타임이나 풀타임으로 상품 구매를 대행하는 업무로 발전했다. 높은 마진으로 아예 다이고우에 전념하는 업자들도 많다.
유니레버처럼 기업들도 다이고우에 직접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중국 창고와 배송망을 가질 필요가 없는 저비용의 새로운 판매 루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줄리아 일레라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 컨설턴트는 “다이고우 업자들이 점점 더 도매업자처럼 되고 있다”며 “중국에서 브랜드를 살리거나 죽이는 것은 모두 그들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다이고우를 통한 매출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식료품점이나 약국 등에서 상품을 매일 사들이는 구매자가 많아서다. 다만 호주에서 중국인 관광객과 다이고우를 대상으로 한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오메이크인터내셔널의 커옹 챈 회장은 이런 매출이 연간 10억 호주달러(약 798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에서 직접 광고를 전개하는 것에 비해 다우고우를 활용한 마케팅은 효과가 훨씬 좋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직접 발송한 제품에 더 높은 금액을 낼 용의가 있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등으로 국내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 그 배경에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에 대한 정보도 다이고우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리스크도 크다. 분유업체 벨라미 호주법인은 과잉공급으로 중국 인터넷 쇼핑몰이 가격 인하를 강요했다. 그 결과 벨라미 제품으로 돈을 벌지 못하게 된 호주 다이고우 업자들이 다른 브랜드로 돌아섰다. 이는 회사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져 지난 2016년 12월 주가가 50% 가까이 급락한 끝에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다이고우는 전 세계에 있지만 특히 호주가 주목을 받는 것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이 몰리기 때문. 호주 관광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해 130만 명을 넘었다. 이는 전년보다 12% 늘어난 것이다. 또 2016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 태생인 약 51만 명이 호주에 살고 있다. 2011년과 비교하면 60%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