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무역 전쟁이 길어지면서 콩 수출길이 좁아진 미국이 한국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42만135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같은 기간 다른 주요 대두 수입처인 브라질에서 들어오는 수입량은 0.1% 증가하는데 그쳤고 캐나다산 대두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15% 줄었다.
미국산 대두박(대두를 가공해 만든 사료 원료) 수입량은 올 1~3분기 9650톤으로 1년 전(3710톤)보다 160% 급증했다. 이처럼 미국산 대두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최근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미국산 대두 평균 수입단가는 1㎏에 0.56달러로 지난해보다 11.6% 떨어졌다. 최근 미국 콩 농가는 최대 시장이던 중국이 무역 보복으로 금수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풍작이 겹쳐 미국의 대두 재고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지 않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콩을 비롯한 국제 곡물 가격은 오름세였다. 세계적인 작황 부진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사료 등 국내 곡물 가공제품의 제조 원가와 판매가도 잇달아 올랐다. 콩의 경우 자급률이 5~10%로 국제 가격 변화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4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와 배합사료 가격이 3분기보다 각각 1.3%, 0.2%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도 “시장 상황이 한꺼번에 많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변화 추세는 조금씩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