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은 화제의 유튜브 채널 '생각많은 둘째언니'의 운영자이자 뮤지션, 작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둘째언니 '혜영'과 흥 많은 막내동생 '혜정'이 18년 만에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겪는 좌충우돌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자매의 400일간의 특별한 일상은 책으로 출판돼 화제를 모았다. 영화 '어른이 되면'은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혜영'과 흥 많은 막내동생 '혜정'의 이야기는 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됐을까. 이야기는 "왜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되어야 할까"라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시작은 혜정 씨가 발달장애를 겪게 된 후부터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설로 보내진 혜정 씨와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장 감독은 18년간 시설에서 살았던 발달 장애인 동생 혜정 씨를 데리고 나와 함께 산다. 그때 겪은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이 '어른이 되면'의 책과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장 감독은 어느순간 동생의 삶을 동생이 한 번도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동생이 시설에 살아야 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진짜로 동생을 위한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 등이다. 차별적인 시선이 없는 곳에서 마음껏 공부하던 장 감독에게 동생 혜정 씨의 처지는 마음 한편의 납덩어리 같았다.
장 감독은 책과 영화를 통해 '돌봄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불편하지 않게 전한다. 물론 혜정 씨를 통해서다. 유튜브 브이로그를 통해 혜정 씨가 카메라에 부담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책 그리고 영화 작업까지 이어졌다.
'어른이 되면'의 제목은 혜정 씨의 아이디어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혜정 씨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때면 이렇게 묻곤 했다.
장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어른이 되면' 시사회에서 자신과 동생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이유에 대해 "우리끼리의 이야기로 남기기보단 더 많은 사람에게 이 과정을 공유해 장애인과 우리나라 시스템에 대해 나누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직접 작사·작곡한 6곡의 음원 CD도 책과 함께 내놨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죽임 당하지 않고 죽이지도 않고서…. 굶어죽지도 굶기지도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른이 되면' OST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