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염분만으로 간…SW 개발자로 일하며 얻은 당뇨병 치료
소비자 입맛 설득 틈새시장 개척, 5년새 연매출 7억 기업으로
김치업체 ‘야생초’의 남우영(45) 대표는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5년 전 김치 사업을 시작한 그는 기능성 김치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짧은 시간에 연매출 7억 원의 알짜기업을 일궜다. 남 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3일 농림축산식품부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에 선정됐다.
남 대표가 만든 김치에는 소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배추와 고추 등 재료 자체의 염분으로만 간을 한다. 남 대표는 대신 유산균 함량을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유산균이 잘 자라는 환경을 연구하는 게 사업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할 정도다. 오랜 고생 끝에 남 대표는 개망초와 갈대 등 약초를 잘게 썰어 발효하면 유산균 함량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야생초 김치가 일반 김치보다 유산균이 100배 정도 많다”고 자랑했다.
남 대표 본인이 유산균 저염 김치의 효능을 체험한 산증인이다. 그는 12년 전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다. 힘든 줄 모르고 일에만 몰두하다 당뇨병 등을 얻었다. 그 바람에 일을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던 중 야생초 속 유산균을 발견했다. 남 대표는 “유산균 덕분에 체중이 90㎏대에서 73㎏으로 주는 등 건강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간간한 김치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 야생초 김치를 낯설어했다. 남 대표는 직접 소비자를 만나 맛을 보이고 효능을 설명했다. 그는 “1년에 소비자 3만 명을 만났다”고 했다. 이런 노력 덕에 소비자도 조금씩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해마다 매출이 1억 원씩 늘어났다.
남 대표의 김치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홍콩 등에 야생초 김치 4500만 원어치를 수출했다. 물론 그 사이 남 대표도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미국 FDA 승인과 할랄 푸드(이슬람식 식재료) 인증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남 대표는 지역 사회와의 공생에도 적극적이다. ‘야생초’ 직원 60%가 노인, 경력단절 여성 등 지역의 경제적 약자다. ‘야생초’는 이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관리자 교육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최봉순 농식품부 농촌산업과장은 “‘야생초’는 나트륨을 대폭 줄인 혁신적인 김치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전통식품인 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남 대표는 “소비자들이 유산균하면 동물성 유산균만 아는데 우리 전통의 유산균은 김치 속 식물성 유산균이다. 소비자들께서 식물성 유산균을 많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