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기업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가진 착한 기업(ESG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지침)과 주주 친화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11년부터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ESG는 매출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요인이 아닌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인을 고려한다. 가령 친환경 사업, 공정거래, 부패방지, 고용창출 등이 평가 요소이다. 또 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서면투표제, 전자투표제, 공시도입 유무도 중요한 잣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SG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데, 불과 1년 전 ESG 펀드 설정액은 1000억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세 배인 3000억 원을 상회한다”며 “연기금 투자자의 급성장,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시대적 흐름이 달라지면서 내년에는 투자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세계적으로 ESG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14년 말 18조 달러이던 투자 규모는 2년 만에 25.2% 증가한 22조 달러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ESG와 관련된 지수와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상품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올해 말 ESG 지수가 출시됐지만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증권가는 국내에서도 ESG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착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거나 배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ESG 수혜주와 피해주를 고려해 주가 변동성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S, A+, A, B+, B, C, D 7등급으로 구분된 ESG 통합 평가에서 S등급을 기록한 기업은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 다만 A 이상 등급을 받은 곳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5년 28개사에 불과했지만 2016년 41개, 2017년 43곳에서 올해 52곳으로 3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ESG 등급이 낮은 기업은 3년 후 누적손실률이 -70%에 달했다”며 “또 상위 20%가 하위 20% 기업들보다 지속해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B 이하 등급인 기업이 월등히 많지만 ESG 등급 변화에 따라 모멘텀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