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6054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5736억9000만 달러)보다 5.5% 늘어난 액수로 연간 수출액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로써 세계에서 수출 6000억 달러 일곱번째 국이 됐다.
지난해 수입액은 전년(4784억8000만 달러)보다 11.8% 늘어난 5349억9000만 달러였다.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액인 무역수지는 704억9000만 달러 흑자를 거뒀다. 2009년 이후 10년 연속 흑자다. 다만 원자재, 중간재 등 수입이 빠르게 늘면서 흑자 폭은 전년(952억20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수출 호황의 1등 공신은 반도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체 수출액의 5분의 1가량이 반도체에서 나온 셈이다. 단일 부품의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전 세계에서도 한국 반도체가 처음이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도 유가 상승, 생산 확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출 기록(500억6000만 달러)을 새로 썼다. 일반기계 수출액도 535억7000만 달러로 글로벌 제조업·건설 경기 회복 덕에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래 먹거리인 신산업(전기차·로봇·바이오헬스·항공우주·에너지신산업·첨단 신소재·차세대 디스플레이·차세대 반도체) 수출도 788억 달러로 재작년보다 6.9% 늘었다. 특히 전기차 수출액은 1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복합구조칩직접회로(MCP), 차세대저장장치(SSD) 등 고부가가치 품목 역시 두 자릿수 수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OLED 수출액은 103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기존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아세안, 베트남, 인도 등 신남방 지역에서도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북방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17.7%) 수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12월 수출 성적표를 보면 다소 불안한 징후도 감지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3% 줄었다.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반도체 공급이 안정된 데다 수출 단가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D램(DDR4 8기가)과 낸드플래시(MLC 256기가) 가격은 각각 6.8달러, 9.0달러로 추정된다. 1년 전 가격(D램 9.7달러, 낸드플래시 9.0달러)의 3분의 2수준이다.
또 다른 효자 품목인 석유화학 제품의 월간 수출액도 유가 하락,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로 소폭(3.7%) 감소했다.
일부 주력 품목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 역시 걱정거리다. 지난해 무선통신기기와 가전 수출은 글로벌 경쟁 심화 여파로 각각 22.6%, 18.3% 급감했다. 디스플레이 수출 역시 중국발(發) 물량·저가 공세로 9.9% 감소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 및 미국 자동차 제232조 등 통상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 하는 한편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 등을 활용한 신남방시장 개척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하여 부정적 전망을 정면으로 돌파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