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한국당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이 출석했던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계기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시작했다는 시각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국회 운영위를 겪으면서 형사적 처벌이 가능한 청문회와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사가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결국 특별검사 도입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당은 3일 오후 신 전 사무관이 주장하는 신 전 사무관이 주장하는 국채발행 강요, KT&G 사장 선임 외압 등의 의혹을 다루는 ‘나라살림조작 사건 진상조사단’ 첫 회의를 열고 쟁점을 정리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당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회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문화체육관광위,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 등 최소한 5개 상임위를 열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당초 이들 사안에서 다소 거리를 두던 바른미래당은 점차 한국당과 톤을 맞춰가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우선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과 관련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소집하자는 데는 한국당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국회는 정부의 주 현안에 대해 점검하고 체크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집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특감반에 대해서도 당초 회의적이던 입장을 바꿔 특검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공세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김 수사관에 대한 검찰의 첫 조사를 거론하며 “공정성 문제가 야기된다면 특검 가능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라는 입장문을 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가 김 원내대표에게 특검 토입의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요구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당이 연말 운영위에서 한국당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상대로 추궁해 놓고도 별반 소득이 없자 소위 ‘정쟁 2라운드’를 열었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 기재위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신재민도 김태우에 버금가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상임위 소집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