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이틀째 동반하락했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보이며 주가강세 채권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주말사이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통화완화)적 발언을 한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1110원과 1130원 박스권에 대한 인식이 강하다보니 저점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시가보다 종가가 더 높은 전저후고장을 연출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전미경제학회에 참석해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름전인 구랍 19일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12월 비농업 신규고용도 31만2000명으로 시장 예측치 17만6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애플 실적 부진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시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험선호 현상에 환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미중간 무역협상 기대감 등에 따라 원·달러는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1110원과 1130원 기존 박스권을 깨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17원 내린 1033.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말에는 15.11원 급락해 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바 있다.
역외환율은 2거래일연속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5.8/1116.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6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 발언으로 원·달러는 갭다운 출발했다. 다만 1110원대가 지지되는 흐름이었고 하단에서는 달러 저가매수도 있었다”며 “달러도 약세 흐름이었다.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긍정적인 기대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확실성이 여전해 변동성은 있을 것 같다. 다만 1110원과 1130원 사이에서 외환 수급과 이슈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좋았고, 연준 의장도 금리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일정부분 제거됐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주식시장이 상승했고, 엔화가 약세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장이 전형적인 리스크온 분위기였다”며 “1115원대에서 막힌 것은 작년 1110원 1130원 박스권 인식이 공고하다보니 대기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리스크 선호심리가 지배하면서 원·달러는 저점을 낮춰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중에는 1110원에서 1125원 레인지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3엔(0.30%) 내린 108.22엔을, 유로·달러는 0.0026달러(0.23%) 오른 1.142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52위안(0.22%) 하락한 6.8496위안을 각각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6.85포인트(1.34%) 급등한 2037.10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60억55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도 477.01포인트(2.44%) 급등한 2만38.97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