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은 9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사흘간의 차관급 실무진 무역협상을 마무리했다. 양측이 협상을 하루 연장해 합의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여전히 타결 시점은 불투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 측은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구입을 확대하고 자국시장 문호를 더 넓히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미·중 차관급 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중국 정부와 공정하고 호혜적이며 균형 잡힌 양국 무역 관계를 달성하는 방안에 대해 베이징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는 중국이 대량의 농산품과 에너지, 공업 제품 등 제품과 서비스를 미국에서 구입하겠다는 약속에 초점을 맞췄다”며 “미국 정부는 양국 무역을 개선하려면 장기간 지속된 무역적자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전히 중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와 미국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양국은 아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이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도 내놓을 것을 압박하고 있다. USTR 성명은 “양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합의에 대해 지속적인 검증과 효과적 집행을 조건으로 하는 ‘완전한 이행’ 필요성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차관급 협의로 양측이 다소 진전을 이뤘지만 타결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양국 정상의 중요한 합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폭 넓고 깊이 있으며 세심한 논의를 했다”며 “양측은 계속해서 긴밀히 접촉할 것에 동의했다”고 언급했다.
WSJ는 양측의 의견차는 여전했지만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에 충분한 진전은 이뤘다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 등이 참가한 차기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과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에 4거래일째 상승했지만 불확실성 요소는 남아있다.
특히 다음 주 월가 대형은행들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등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이미 연초부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치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톰슨로이터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 S&P500 기업 순이익이 전년보다 14.7%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했으나 올해 1분기에 대해서는 약 3.9% 증가라는 잿빛 전망을 내놓았다.
작년 4분기에 S&P500 기업 중 최소 72곳이 실적 부진 경고를 내놓았다. 이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기업보다 두 배 많은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적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낮아 기업들이 이런 우려를 깨고 선방하면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