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저축은행 노조는 일부 회원사 대표가 회장 후보자에게 저축은행중앙회 임직원 연봉 삭감과 인사 개입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21일 회장 선거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16일 사무금융노조 저축은행중앙회 지부는 성명서에서 “일부 회원사 대표가 회장 후보자에게 임직원의 연봉을 삭감하고 회장 고유권한인 중앙회 인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각서를 후보자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한 저축은행 팀장이 중앙회 부서장에게 연봉이 많은 것 아니냐며 급여테이블을 알려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서 등을 요구하는 행위는 협박이고 강요이며, 중앙회장 선거 자체가 과연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의 공정성이 의심되므로 회추위를 전면 재구성하고 21일 회장 선출 총회를 즉각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역대 최다인 7인 후보 체제로 치러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 노조는 전날에도 “특정 후보는 과거 독단적 경영과 직장 갑질 등 구설수와 의혹이 제보되고 있다”며 후보 적정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전날 통화에서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해당 후보에 대한 제보가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자격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전례 없는 ‘진흙탕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의 원인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선거에 앞서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돌입한 것 같다”며 “이전까지 (중앙회장 선거에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후보군이 쟁쟁하다 보니 현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장 최종 후보는 이날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와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대표, 한이헌 전 국회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