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사실상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5급 사무관 취업을 자신에게 제안했다고 인정했다.
관련 언론보도에 해명자료까지 내면서 대응한 유 장관이 '거짓말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유 장관은 1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 전 수사관과 만난자리에서 과기부에 수사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후 공모에 김 수사관이 응시했고 채용 프로세스 이후 면접이 끝나고 1순위가 돼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일부 언론처럼 압박을 느껴 5급 사무관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에서도 R&D 자금유용 논란 등으로 수사전문가 필요성이 제기됐고 운영지원과 등에서도 4급 팀장보다는 5급 수사관 정도가 좋겠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또 유 장관은 “저도 실무자들도 다 감찰 조사를 받았다. 이는 대검찰청 감찰내용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과방위에서 야당은 유영민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기부가 12월 30일 배포한 해명자료와 다르다며 말 바꾸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해명자료에는 개방형 5급 사무관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는데 결국 같은 이야기 아니냐”며 “사무관 자리에 대해 이야기 나눈 바 없다고 해명했다가 검찰과 진실 게임이 되니 말 돌리기”라고 지적했다
결국 유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은 더 커질 모양새다.
유 장관이 김 전 수사관에게 사실상 자리를 마련해 줬으면서도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 장관은 작년 12월 30일 특감반원이 무서워서 자리를 만들어줬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김 수사관으로부터 압박을 받거나 내부 직원에 대한 감찰 내용 등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사무관 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김 수사관의 승진 자리를 위해 채용을 지시한 적이 없고 (검찰 수사에서) 제가 시킨 일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수사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8월까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산하 특별감찰반에서 과기정통부를 맡았다. 김 수사관은 유 장관의 비서실장이 관련된 비위 첩보를 알아낸 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을 직접 만났다. 그 자리에서 5급 사무관 자리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유 장관도 김 전 수사관에게 감찰사실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