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상장사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처리와 외부감사인의 감사 절차가 복잡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KB증권에 따르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한정’이나 ‘의견거절’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들이 2014년(12월 결산 기준) 15개사에서 2016년 25곳, 2017년 26군데로 약 73% 증가했다.
같은기간 회계기준 위배나 감사범위 제한으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기업도 2014년 2곳에서 2016년 16개사, 2017년 19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속기업 불확실성’으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13군데에서 7곳으로 감소했다.
김세용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회계처리가 복잡해지는 추세이고 외부감사인의 책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또 엄격한 감사절차를 준수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고, 금융당국의 감독이 강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IFRS가 도입되면서 회계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일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외부감사법이나 감사범위제한 등으로 기존 감사인에게 의지해온 부분들을 독립적으로 처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는 “공정가치 측정을 중요시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환경의 악화 등도 감사범위 제한 등에 의한 비적정 의견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감사범위제한 등에 기인한 ‘한정의견’이나 ‘의견거절’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큰 충격을 준다”고 짚었다.
이어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기업에 투자할 때는 경영진의 평판과 산업 특성, 거래나 회계처리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재무제표상에서 무형자산이나 비상장 자산, 부채 등 가치를 확인하기 어려워 추정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