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선 가치정립, 후 인적청산’이었다. 그는 먼저 ‘탈국가주의’, ‘국민성장’ 등 새로운 담론을 들고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국가주의로 규정,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며 ‘i노믹스’라는 대안적 경제담론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임기 초반 행보에 대해선 긍정 평가가 많다. 그간 ‘담론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한국당에 좌표를 제시해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이 강조했던 ‘탈국가주의’ 노선 역시 내홍에 시달리던 한국당을 봉합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임기 후반 인적청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비대위가 당협위원장 일괄사퇴를 의결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비대위는 위원장 교체의 객관성을 위해 외부위원이 주도하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히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를 외부위원으로 영입해 큰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의 인적쇄신 작업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가 많다. 당협위원장 일괄사태 후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여기에 비대위 내부 갈등으로 전 위원이 해촉되는 사태가 벌어져 김 위원장의 리더십도 큰 상처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 비대위의 영향력은 급속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계파 간 대결 구도가 강했던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의 지지세를 업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승리한 뒤로 비대위는 사실상 ‘관리형’으로 위상이 말렸다.
과제로 제시했던 당내 혁신도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큰 공도, 큰 과도 없는 ‘조용한 마무리’라고 본다”며 “리더십이 한풀 꺾인 뒤로는 당내 뿌리가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