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뒤덮은 중국발 미세먼지...중국 정부, ‘블루 스카이’ 딜레마

입력 2019-03-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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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세계 오존 파괴에 의한 호흡기 사망자 4분의 1 중국에서 발생”

▲지난해 11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거리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짙은 스모그 속에서 걷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지난해 11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거리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짙은 스모그 속에서 걷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한반도 상공에 갇히면서 국내에서는 재앙적 수준의 미세먼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5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가운데 경기 둔화로 인한 예산 문제로 예년같은 ‘양회 블루’가 연출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양회 블루는 일시적인 효과 뿐이었다며 ‘세계의 굴뚝’ 중국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대기 질 개선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양회 기간에 대기오염 주황색 경보가 발령돼 체면을 구겼다. 양회가 개막한 5일 베이징의 공기질지수는 270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매우 건강에 좋지 않은(very unhealthy)’ 수준이다. 중국 대기오염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가 발령되면 노인과 어린이의 외출 자제를 권고하며, 이외에 옥외 공사 중단, 교통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한다.

BBC는 올해 ‘양회 블루’가 없었던 건 지난해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공기 질 개선 속도를 늦춘 탓이라고 분석했다. 공기 질 개선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다 양회 블루가 끝나고나면 24시간도 채 안돼 공기 질이 원래 탁한 상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는 중국이 오존층 파괴와 호흡기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의 배출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세계 오존 파괴에 의한 호흡기 사망자의 4분의 1이 중국에서 발생한다”며 “특히 중국 스모그로 인해 매년 100만 명이 사망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고체 연료 이용률이 높은 중국 농촌 지역의 에너지 전환에 집중했다. 미국 비영리매체 페어옵서버에 따르면 중국 농촌은 요리와 난방에 주로 석탄과 코크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 상당수 주민이 만성 폐 질환, 폐암, 결핵, 백내장 등 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어옵서버는 중국 정부가 이들 지역에 친환경 에너지·천연가스 전환을 강요했으며 석탄 오븐·라디에이터 등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중국 북부 전역의 329만 가구 중 약 150만 가구가 천연가스로 전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대기오염 문제는 농촌 지역의 고체 연료가 아닌 산업 구조에 기인한다고 입을 모은다. BBC는 2016년 중국 북경대와 복단대 연구진이 공동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경기 둔화에 대응해 철강과 알루미늄, 화력 발전, 시멘트 등 산업 생산을 늘린 것이 공기 질 악화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산업 구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대기오염 문제는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량은 약 12%, 구리·납·아연·니켈은 약 8%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들 산업은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중추 역할과 동시에 강력한 정치 세력이기 때문에 전반적 산업의 구조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BBC는 내다봤다.

☞양회 블루

매년 중국 정부가 양회 개막에 맞춰 푸른 하늘을 연출하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당국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 시설을 폐쇄하거나 수도권 일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양회 블루를 연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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