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한국 기업의 신용도가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9일 S&P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2015~2017년의 추세적 개선을 뒤로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면서 재무정책이 공격적으로 변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S&P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재무정책과 주가 관리 등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신용도 압박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공격적인 재무정책과 더불어 글로벌 수요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향후 12개월 동안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설비투자와 배당금 지급 및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인수합병이 이어질 경우, 내부 영업 현금흐름을 활용해 관련 지출 전부를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상당수 기업이 차입 확대를 통해 부족분을 충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양호한 제품경쟁력과 시장 지위, 그리고 운영 효율성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이 급격히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S&P는 올해 초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LG화학, SK E&S 등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장 지위 및 수익성 저하를 반영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 강화 및 투자 확대는 현 신용등급 유지 여력을 추가로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설비투자 증가로 신용도 하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SK E&S와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기업에 대해서는 대규모 주주환원으로 향후 2년 동안 신용등급 유지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과 KCC는 계속되는 인수합병이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꼽았다. S&P는 "최근 몇 달 동안 계속된 수출감소는 수출주도형 경제인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석유 및 가스 관련 기업의 영업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