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경제의 핵심인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Aramco)가 사상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아람코는 이르면 다음 주에 최소 100억 달러(약 11조3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2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아직 아람코 회사채 발행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00억 달러를 최소로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전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아람코가 사우디 정유업체 사빅 지배지분을 691억 달러에 인수하고 나서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이다.
세계 최대 석유업체의 재무상황을 들여다 볼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아람코의 첫 회사채 발행이 주목받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앞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1월에 “아람코가 올해 2분기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팔리 장관은 아람코의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채권 투자설명서에 아람코의 재무건전성과 석유, 천연가스 매장량 정보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람코는 당초 작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공개(IPO)를 뒤로 미뤘다. 복잡한 회사 지배구조로 인해 상장되면 재무상황이 면밀히 조사될 것이라는 우려가 IPO 연기 이유였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반 왕세자의 지시 아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를 다각화하는 ‘비전 2030’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 소재 은행 에미리트NBD의 애니타 야다브 채권 리서치 대표는 “사우디 정부는 재정과 예산 업데이트에 대해 점점 더 공개적이고 투명해지고 있다”며 “최근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의존다고 높아지고 정부가 국채 발행 가격 설정 등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람코는 부채가 적어 사우디 국채보다 신용등급이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 구조와 만기 등을 살펴보고 회사채를 더 많이 매입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이미 채권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사우디는 1월 75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했는데 무려 270억 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무디스와 피치는 사우디 신용등급을 각각 ‘A1’과 ‘A+’로 매겼다. 이는 투자 리스크가 낮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