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애경산업이 또 다른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국세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2일 동종 업계와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들을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에 파견, 수개월간의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측 입장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국세청 세무조사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국세청으로부터 어떤 조사도 받고 있지 않다”며 “재차 확인해 본 결과,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세무업계 관계자는 “애경산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달 초부터 착수, 진행되고 있는 게 맞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서울국세청 조사1국에서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라 하더라도 보다 꼼꼼히 볼 가능성이 크다”며 “사측 입장에서는 검찰 수사뿐만 아니라 세무조사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지난달 26일 안용찬 전 대표 등 애경산업 관계자 4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안 전 대표와 애경 전직 임원들의 구속영장을 주의의무 위반 여부 및 책임 범위와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